아이가 게임 얘기만 한다고요?
아이는 아직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했을 뿐입니다. 알맞은 방법으로 안내하고 공감해 줄 어른이 없었던 것뿐일지도 모릅니다.
김주영 · 약 2분 읽기

상담에서 부모님께 가장 자주 듣는 말이 "애가 게임만 해요"입니다. 그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아이가 있습니다.
상담에서 만난 아이였습니다. 말이 잘 나오지 않아서 더듬더듬 이야기했는데, 하는 얘기는 온통 자기가 만든 게임 속 세계였습니다. 자기가 만든 맵을 누가 따라 만들면 그것이 자기 것이라는 걸 어떻게 알릴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. 열심히 만들었는데 게임이 업데이트돼서 더는 못 쓰게 되면 어떡하느냐고도 물었습니다. "캐릭터가... 음... 여섯 번 반복했을 때..." 하면서 말입니다.
옆에 계시던 부모님은 아이가 상담과 상관없는 게임 얘기만 한다고 느끼신 것 같았습니다. 그런데 그것은 변수 이야기였습니다. 유지보수 이야기였고, 오픈소스 이야기로도 이어질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.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재능이고 발견입니다.
저희는 학생의 관점에 섭니다
게임을 하고 놀기만 좋아하는 것 같고, 컴퓨터 속 친구들하고만 어울리는 아이를 부모님은 이해하기 어려워하십니다. 저희는 그 아이들과 디스코드로 이야기하고, 같이 게임을 만듭니다. 저희는 게임을 도구로 봅니다.
아이는 아직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했을 뿐입니다.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, 시간을 어디에 보내야 하는지를 알맞은 방법으로 안내해 주고 공감해 줄 어른이 없었던 것뿐일지도 모릅니다.
재능은 유창함으로 오지 않습니다
말이 서툴다고 해서 그 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닙니다. 그래서 저희는 아이가 말을 얼마나 매끄럽게 하는지, 화면을 몇 번 눌렀는지, 얼마나 오래 앉아 있었는지로 아이를 판단하지 않습니다. 아이가 무엇을 구분했고 어떤 이유를 댔는지를 봅니다. 시험 대신 관찰을 하는 이유입니다.
그래서 저희는 아이가 게임 얘기를 하면 끊지 않고 끝까지 듣습니다.

